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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드벤처

팝업형(이동식) 어드벤처 시설물 설계 아이디어

by binart79 2025. 6. 30.

어드벤처도 이제는 도시를 떠돌아다닌다

예전에는 어드벤처 시설이라고 하면, 산속에 위치한 고정형 체험장, 혹은 대형 실내 테마파크 안에 설치된 구조물을 떠올리기 쉬웠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도시형 체험 콘텐츠와 축제형 공간 콘텐츠가 각광받으면서 ‘이동식 어드벤처 시설’, 즉 팝업형 어드벤처 구조물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동식 어드벤처 시설이란, 설치와 해체가 간편하면서도 강력한 몰입 체험을 제공할 수 있는 모듈형 구조물을 뜻한다. 대부분의 경우, 쇼핑몰 행사장, 공공광장, 임시 팝업 행사, 지역 소규모 축제 등에 3일~2주 사이의 기간으로 설치된다. 따라서 공간 제약, 시간 압박, 안전 규정, 시각적 완성도까지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고난이도 설계 영역이다.

2024년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어반익스플로어 팝업 시리즈’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 대표적인 시도였다. 해당 프로젝트를 총괄한 공간설계 디렉터 장성우 소장은 “어드벤처는 고정된 것이어야 한다는 기존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번 글에서는 그의 팝업형 어드벤처 구조물 설계 시리즈를 기반으로, 웹에는 없는 독창적인 이동형 어드벤처 시설 아이디어 3가지를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팝업형(이동식) 어드벤처 시설물

구조물 : ‘폴딩 트라이앵글 존’ – 접으면 박스, 펴면 클라이밍

 

‘폴딩 트라이앵글 존’은 5개의 삼각형 모듈을 조합하여 클라이밍 체험 + 숨은 미션 공간 + 포토존이 동시에 가능한 구조다. 설치 시에는 5톤 트럭 한 대 분량으로 운송 가능하며, 3인 1조 기준 4시간 만에 전체 조립 및 안전 테스트가 완료되는 초경량 이동형 구조물이다.

이 모듈의 핵심은 삼각형 조각들이 폴딩(접이식) 방식으로 설계되었다는 점이다. 설치 시엔 각 조각을 120도 각도로 펼치면, 외형은 클라이밍 벽처럼 보이고, 내부는 미로 또는 좌식 휴식 공간으로 활용 가능하다. 모든 벽면에는 자석 홀드와 스마트 QR 패널이 부착돼 있어, 미션형 어드벤처 게임 구성도 가능하다.

장성우 소장은 이 구조물의 탄생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도심 광장에서는 높은 구조물을 설치할 수 없어요. 하지만 수직 몰입은 포기할 수 없었죠. 삼각 구조는 안정적이고, 반으로 접히기 때문에 보관과 이동에도 최적입니다.”

실제 이 구조물은 2024년 서울숲 앞 팝업존에서 1주일간 설치되었고, 참가자 만족도 조사에서 ‘공간이 작지만 체험이 꽉 찼다’는 평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런 구조는 도시형 한시 이벤트에 맞춤형 솔루션이 될 수 있다.

 

구조물 : ‘바퀴 달린 터널랩’ – 이동형 순환 네트워크 구조물

 

‘바퀴 달린 터널랩’은 소형 카라반 트레일러 위에 설치된 순환형 어드벤처 체험 시설물이다.
기획 당시 목표는 “차가 가는 곳 어디든 어드벤처 체험장이 된다”는 개념을 실현하는 것이었다.
트레일러 본체 상부에는 두 겹의 메쉬 네트와 PVC 투명 돔이 터널 구조로 연결되어 있으며,
참가자는 트레일러 위로 올라가 ‘이동하는 구조물 안에서 어드벤처를 수행’하는 색다른 체험을 하게 된다.

이 시설물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전체 무게는 1.5톤 미만 / 1톤 트럭으로 견인 가능
  • 트레일러 고정 후 지면 안정장치 6점 고정 → 체험 구조물 설치는 3시간 이내 가능
  • 내부 체험 요소는 빛 미션, 소리 퍼즐, 균형 게임 등으로 구성
  • 외부에서는 참가자의 움직임에 따라 LED 라인이 점등되며 시각적으로도 주목도 높음

이 구조물은 2024년 가을, 부산 해운대비치 팝업 축제에서 하루 평균 320명이 체험한 사례로 기록되었으며,
특히 ‘움직이는 축제’라는 콘셉트와 잘 어울려 SNS 콘텐츠 활용도가 매우 높았다.
장성우 소장은 이 구조물을 두고 “공간이 아니라 플랫폼”이라고 표현했다.
‘도심 어디든 잠시 멈춰 어드벤처를 열 수 있다’는 상징성은 도시 체험 콘텐츠의 미래를 예고하는 구조다.

 

구조물 : ‘플랫루프 챌린지’ – 루프탑 공간을 모험지대로 바꾸다

 

도심의 옥상 공간은 종종 활용되지 못한 채 방치된다.
‘플랫루프 챌린지’는 이 같은 루프탑 공간을 짧은 기간 동안 강렬한 어드벤처 장소로 탈바꿈시키는 이동형 설계 시스템이다.
기본 구성은 4가지 체험 모듈로 되어 있고, 설치 대상 건물은 3층 이상 옥상, 안전 하중 인증된 구조물로 한정된다.

주요 체험 요소는 다음과 같다:

  • 네트 미로 체험존 (3D 메쉬 연결 구조)
  • 균형 타기 존 (이중 와이어 → 저고도 슬랙라인 구조)
  • VR 점프 체험존 (가상 점프 → 바람 연출과 진동 포함)
  • 야경 포토존 (서울, 부산 등 도심 야경을 배경으로 한 인증샷 공간)

이 구조물의 차별점은 단순한 설치형 어드벤처가 아니라, ‘도시를 배경으로 어드벤처를 찍는다’는 몰입 경험 설계에 있다.
참가자는 루프탑 입구에서 탐험가 밴드를 착용하고, 각 구간을 통과한 후 나만의 어드벤처 리포트를 받는다.

이 설계는 특히 20~30대 MZ세대 관객에게 큰 반향을 얻었다.
1박 2일 한정 운영된 서울 을지로 ‘루프 어드벤처 팝업’에서는
행사 종료 2시간 전까지 예약이 마감되며 SNS 해시태그 1.2만 회 이상을 기록했다.

 

이동은 설치보다, 공간은 장소보다 유연해야 한다

 

팝업형 어드벤처 구조물은 단순히 임시로 만들어진 체험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짧은 시간과 장소 안에 강렬한 몰입 경험을 구현할 수 있는 도시형 설계 전략의 결정체다.
또한 이동과 설치가 자유로워야 한다는 조건은, 기획자와 설계자에게 높은 수준의 공간 응축력과 설계 디테일을 요구한다.

‘폴딩 트라이앵글 존’, ‘바퀴 달린 터널랩’, ‘플랫루프 챌린지’는 모두
이동식이지만 임팩트 있는 체험 설계를 실현한 사례이며,
기존의 놀이시설 중심 패러다임을 넘어 도시를 어드벤처 공간으로 확장한 시도였다.

앞으로 축제 기획자, 브랜드 마케터, 공간 디자이너, 지자체 관계자들은
이동형 어드벤처 시설이 단기 이벤트 이상의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도시는 고정되어 있지만, 체험은 이동하며 진화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움직이는 어드벤처’가 있다.